모야모야병이란? – 이름만큼 낯설지만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
‘모야모야’라는 이름만 들으면 장난감이나 음식 이름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은 뇌혈관에 발생하는 드문 질환으로, 특히 소아기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될 정도로 위험성이 큰 질환이다.
‘모야모야’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안개처럼 뿌연’이라는 뜻으로, 좁아진 뇌혈관 주위에 형성되는 가느다란 혈관들이 안개처럼 퍼져 보이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이 병은 처음 일본에서 보고된 이후 아시아권에서 주로 발견되어 ‘동양인에게 더 흔한 병’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혈관인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의 끝부분이나 그 가지들이 점차적으로 협착되거나 막히면서, 뇌는 생존을 위해 주변에 새로운 작은 혈관들을 생성한다. 이러한 **대체 순환(collateral circulation)**은 일시적으로 혈류를 보완하지만 매우 약하고 불완전하여 쉽게 파열되거나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병은 단순한 혈관 이상이 아니라, 일생에 걸쳐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주요 증상 – 일시적 마비부터 발작, 지능 저하까지 다양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연령대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소아에서는 반복적인 허혈성 뇌졸중(TIA, 일과성 허혈 발작 포함)**이 가장 흔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갑자기 한쪽 팔다리를 잘 쓰지 못하거나, 말을 더듬거나, 멍한 상태로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정서 반응이 아니라 소아기 허혈 발작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발작은 수초에서 수분 정도 지속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될 수 있다.
증상은 과호흡, 울음, 고열, 탈수, 운동 등으로 유발되기 쉬우며, 이는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혈류가 더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하면서 두통, 발작(간질), 인지기능 저하, 성격 변화 등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치료가 늦어질 경우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이 남는다. 반면, **성인에서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두통과 의식 저하로 발견되기도 한다.
소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증상은 일과성 편측 마비, 반복적인 손 발의 힘 빠짐, 갑작스러운 말문 막힘, 기억력 저하, 시야 이상, 발작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된다면 모야모야병의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단순한 성장통이나 틱장애, 정서 문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진단 – MRI와 혈관조영술이 핵심
모야모야병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검사는 **뇌 MRI 및 MRA(뇌혈관 자기공명혈관조영술)**이다. 이 검사를 통해 내경동맥의 말단이 점차적으로 좁아지는 모습과, 그 주위로 생긴 작은 모세혈관망이 안개처럼 퍼져 있는 특유의 ‘모야모야 혈관(moyamoya vessels)’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양측 내경동맥 말단부의 협착 또는 폐색 소견과, 그에 따른 대체 순환 형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필요 시 **뇌혈관 조영술(conventional cerebral angiography)**이 추가로 시행되며, 이는 가장 정밀하게 뇌혈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표준 검사다. 또 뇌혈류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SPECT(단일광자 방출 전산화단층촬영)**나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등을 통해 뇌의 산소 및 포도당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수술 시기와 예후 판단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나 모야모야 유전성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해졌다. 특히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예: 다운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겸상적혈구병 등)에는 **이차성 모야모야병(moyamoya syndrome)**으로 분류되며, 단독으로 발생하는 특발성 모야모야병과 구분하여 접근해야 한다.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복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소아는 신경영상검사를 통한 선별이 필요하다.
치료 – 수술이 중심, 약물은 보조적 역할
모야모야병의 치료는 본질적으로 약물로는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고, 유일하게 효과적인 방법은 뇌혈류를 우회하여 공급해 주는 외과적 수술이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직접 혈관문합술(direct bypass)**과 **간접 혈관재건술(indirect bypass)**이다. 직접 문합술은 주로 성인에서 시행되며, 간접 문합술은 소아에게 더 적합하다.
간접 문합술은 측두근이나 경막 같은 혈관이 풍부한 조직을 뇌 표면에 이식해 뇌에 새로운 혈관을 자라게 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은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혈류 공급이 가능해 소아에서 널리 활용된다. 수술 후 수개월 내에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면서 뇌졸중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반면, 직접 문합술은 외부 두피 혈관을 두개골을 통해 뇌 표면의 혈관에 직접 연결하여 즉각적인 혈류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빠른 효과가 가능하다. 양측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수술 후 일정 기간 혈류 역전증(reperfusion injury)이나 발작 등의 부작용에 대비한 신중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약물 치료로는 아스피린을 이용한 항혈소판 요법이 시행되며, 이는 뇌졸중 예방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병 자체의 진행은 막지 못한다. 수술 후에도 경과 관찰은 장기적으로 필요하며, 뇌혈류 평가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이차적인 합병증을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요약 – 드물지만 반드시 인지하고 조기 개입해야 하는 질환
모야모야병은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소아 뇌혈관 질환이다. 특히 반복적인 일과성 뇌허혈 증상, 발작, 지능 저하, 운동 장애 등은 단순한 성장 과정의 일부로 오인되어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외과적 치료를 받으면 예후는 상당히 좋아질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부모와 보호자는 아이의 이상 행동이나 언어·운동 기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반복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동양권에서는 발생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유전적 요인이 일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모야모야병은 수술로 호전되더라도 완치보다는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재활 치료와 학습 지원,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통한 뇌혈류 모니터링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료진과 보호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아이의 장기적인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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