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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RSV 바이러스란? 영유아 RSV 감염 증상과 주의사항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 감기나 독감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와 미숙아, 만성질환을 가진 소아에게 특히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 바로 RSV, 즉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감염증입니다. RSV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연령이 어릴수록 또는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의 중증 하기도 감염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소아청소년과에서는 RSV를 겨울철의 '가장 경계해야 할 바이러스' 중 하나로 꼽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RSV가 이례적으로 일찍, 그리고 강하게 유행한 사례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고되면서, RSV 감염에 대한 인식과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RSV는 상기도와 하기도 모두를 침범할 수 있는 RNA 바이러스로, 대개는 콧물, 기침, 가벼운 발열 등의 상기도 감염 증상으로 시작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림, 호흡곤란, 수유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후 몇 개월 이내의 아기들이 이러한 증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가 일반 감기와 구분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중증 증상으로는 빠른 호흡(분당 60회 이상), 흉부 함몰(숨 쉴 때 갈비뼈 밑이 움푹 들어가는 현상), 입술이나 손발의 청색증, 무호흡, 분유 섭취량 감소 등이 있습니다. 일부 아기들은 호흡기 증상 없이 무기력함이나 수유 거부, 열 없이도 숨이 가빠지는 모습으로 RSV 감염이 의심되기도 합니다.

RSV는 특히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에서 **모세기관지염(Bronchiolitis)**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입니다.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의 말단 작은 기도에 염증이 생기고 점액이 쌓이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공기 흐름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 천명음(쌕쌕거림), 산소포화도 감소 등이 나타나며, 중증일 경우 입원 치료와 산소 공급이 필요하게 됩니다. RSV로 인한 입원은 대부분 생후 1세 미만에서 발생하며, 특히 미숙아, 선천성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면역결핍 상태에 있는 아이들은 RSV 감염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질환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습니다.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약 58000명의 5세 미만 아동이 RSV로 입원하며, 그 중 많은 수가 생후 6개월 이하입니다. 국내에서도 대한소아감염학회는 RSV를 소아 중환자실 입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RSV 바이러스란? 영유아 RSV 감염 증상과 주의사항

현재 RSV에 대한 근본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으며, 치료의 핵심은 보조적 치료에 있습니다. 열이 날 경우 해열제를 사용하고, 코막힘이 심한 경우 생리식염수로 비강 세척을 하거나 가습기를 활용해 점막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호흡 곤란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입원 후 산소치료, 수액공급, 경우에 따라 비강 고유량 산소(High Flow Nasal Cannula, HFNC)나 기계적 환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생후 3개월 이하의 영아에서는 증상이 갑작스럽게 악화될 수 있어 경과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고위험군 영아에게는 RSV 예방 목적의 항체 주사인 **팔리비주맙(Palivizumab)**이 권장됩니다. 이는 매월 1회, RSV 유행 기간(대개 10월~3월) 동안 5회 정도 투여하며, RSV 감염으로 인한 입원률을 유의하게 줄여주는 것으로 여러 임상연구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다만 비용이 고가이고 일반 영유아에게는 권장되지 않으며, 국가에서 정한 고위험군 대상자에게만 보험 급여가 적용됩니다. 최근에는 1회 접종만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형 항체제 **나시르비맙(Nirsevimab)**이 개발되어 일부 국가에서 상용화되었고, 국내 도입도 임박한 상태입니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에서, RSV에 대해 부모가 평소에 실천할 수 있는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비말뿐 아니라 손과 물건의 표면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쉽게 전파되므로, 외출 후 손 씻기, 장난감이나 젖병 등의 자주 닿는 물건 소독, 기침 예절 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형제가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아기와의 접촉을 줄이고, 실내 공기 환기와 습도 유지도 도움이 됩니다. RSV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독감이나 폐렴구균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을 통해 중복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유 수유는 아기에게 면역글로불린을 공급하여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권장됩니다. 그리고 실내 흡연은 RSV 감염 위험을 높이는 환경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가족의 금연은 필수적인 예방 조치입니다.

결론적으로 RSV 감염은 대부분의 아이가 생애 중 한 번 이상 경험하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 감염이지만, 생후 1세 미만의 영유아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매우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과 초기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미숙아, 심폐질환을 가진 아이는 증상이 경미해 보여도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RSV에 대해 부모가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은 단순히 감기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 반복 감염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예방조치(손 위생, 항체 주사, 위생관리)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RSV 유행 시기에는 가급적 외출을 줄이고, 아기가 만나는 사람 수를 제한하며,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RSV 백신이 상용화되면 생후 첫 RSV 감염을 예방함으로써 중증 사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예방접종 가능성이 생길 경우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