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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영유아 경련 증후군(열성 경련 포함): 갑작스러운 발작, 무엇을 의미할까?

생후 6개월부터 5세 사이의 아기에게 갑자기 경련이 나타난다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공포심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팔다리가 떨리거나, 의식이 없어지고, 눈이 위로 돌아가는 등의 증상은 매우 위급해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열이 동반될 경우 열성 경련일 가능성이 있지만, 단순한 열 관련 경련인지, 뇌전증(epilepsy)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전조인지는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영유아기의 경련 증후군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일 수도 있지만, 일부는 뇌 구조 이상이나 대사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련의 정의와 원인: 발작은 단순 증상이 아니라 중요한 신경 신호

 

‘경련(convulsion)’은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의 이상으로 인해 의식 소실, 근육 강직, 떨림, 감각 변화, 반응 소실 등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특히 소아의 뇌는 성인에 비해 신경계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발작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비교적 적은 자극에도 쉽게 경련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경련의 원인은 다양하며,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1. 열성 경련 (Febrile Seizure): 6개월~5세 사이에 발생하며, 고열(38도 이상)과 동반되는 경련. 가장 흔한 유형.
  2. 특발성 뇌전증 (Idiopathic epilepsy): 뇌 구조의 이상 없이 유전적 또는 자발적 원인에 의한 반복적 발작.
  3. 증상성 경련 (Symptomatic seizure): 뇌염, 뇌수막염, 외상, 뇌손상, 선천성 뇌기형, 뇌종양, 뇌혈관 질환 등으로 인한 경련.
  4. 대사성 경련: 저혈당, 저칼슘혈증, 저마그네슘혈증, 대사 이상(예: 유기산혈증, 요소회로 결함 등).
  5. 기타 드문 질환: 영아 연축(Infantile Spasm), Dravet 증후군, Lennox-Gastaut 증후군 등 희귀 신경질환.

경련은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재발하거나 만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기의 생후 개월 수, 경련의 유형, 열 동반 여부, 가족력, 신경학적 증상 유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열성 경련의 이해: 가장 흔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증상

 

열성 경련은 전체 소아 경련 중 약 6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 아이의 35%가 한 번 이상 겪을 수 있습니다. 대개 바이러스 감염이나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고열이 유발 인자입니다. 단순 열성 경련은 15분 이내로 끝나며 하루에 1회만 발생하고, 경련이 국소적이지 않고 전신성(양쪽 팔다리 또는 몸 전체에 떨림)일 때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단순 열성 경련은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며, 대개 뇌전증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반면, **복합 열성 경련(complex febrile seizure)**은 경련 시간이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2회 이상 반복되며, 신체의 한쪽에 국한되거나 국소적 경련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추후 뇌전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의의 정밀 검진과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한 열성 경련은 대체로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발생하며, 체온 자체보다는 상승 속도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진단과 검사: 경련의 종류에 따라 감별과 검사가 달라진다

 

진단의 핵심은 경련의 원인을 밝히는 것입니다. 발작 당시의 상황을 보호자가 정확히 기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련의 형태, 지속 시간, 열 동반 여부, 의식 상태 변화, 회복 시간, 이전 병력 등을 바탕으로 신경과 전문의는 필요한 검사를 결정합니다.

열성 경련의 경우 대부분 영상검사나 EEG(뇌파검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 복합 열성 경련이거나 12개월 미만 또는 5세 이상에서 첫 발작이 발생한 경우, 또는 발작 후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검사를 시행합니다:

  • 뇌파 검사 (EEG): 간질파 유무 확인
  • MRI 또는 CT: 구조적 이상 확인(특히 1세 미만, 국소 발작 등 의심 시)
  • 혈액 검사: 전해질 이상, 감염, 대사 장애 확인
  • 요추천자: 뇌수막염 등 감별이 필요한 경우(특히 12개월 미만)
  • 대사 검사: 반복 경련 시 유기산혈증, 뇌대사 질환 등 확인

열성 경련이 아니라면, 뇌전증 스펙트럼 질환인지 감별하기 위해 영상의학적 검사와 뇌파 검사를 포함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일부 유전적 질환에서는 유전자 검사도 권장됩니다.

 

치료 및 예후: 대부분은 양성이나 일부는 조기 대응이 중요

 

단순 열성 경련은 별도의 약물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으며, 재발률은 약 30% 정도입니다. 경련 발생 후 아이가 빠르게 회복하고, 신경학적으로 정상이면 추가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경련이 자주 발생하는 아이의 경우,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해열제 조기 투여나 간헐적 항경련제(예: 디아제팜 직장용 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복합 열성 경련이거나 비열성 경련,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지속적인 항경련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약물은 경련의 양상과 원인에 따라 선택됩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발프로산, 레베티라세탐, 옥스카르바제핀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련의 원인 질환에 따라 맞춤형 유전자 치료, 대사 보충요법, 면역 조절 치료 등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예후는 대부분의 경우 양호하지만, 다음 조건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뇌전증으로의 이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 첫 경련이 12개월 이전 또는 5세 이후에 발생
  • 15분 이상 지속된 경련
  • 국소성 또는 반복성 발작
  • 신경학적 이상 소견 동반
  • 가족 중 뇌전증 병력 존재

이러한 고위험군은 주기적인 신경과 진료 및 뇌파 추적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열성 경련이 반복될 경우 보호자에게 올바른 대처법(옆으로 눕히기, 기도 확보, 응급실 이송 등)을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영유아 경련 증후군(열성 경련 포함): 갑작스러운 발작, 무엇을 의미할까?

 

영유아 경련 증후군은 대부분 양성이며, 특히 열성 경련은 성장하면서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첫 경련 발생 시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 감별과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하며, 고위험 요인이 있다면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경련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해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응급 상황에서 아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교육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에 경련 유형을 감별하고 원인을 파악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뇌전증이나 대사성 질환 등 중대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안심보다는 ‘적절한 확인’이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