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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개요: 신생아 스크리닝 결과 읽는 법

🧬 아기의 건강을 위한 첫 걸음, ‘신생아 대사 스크리닝’

소중한 아기가 태어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발뒤꿈치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검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이 검사는 ‘신생아 대사 스크리닝’이라고 하며, 겉보기엔 건강해 보이는 신생아에게서도 조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을 선별하기 위한 중요한 국가적 검사입니다.

이러한 질환들은 대부분 유전적 원인이나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신체의 대사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병입니다. 그러나 출생 직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스크리닝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이 무엇인지, 신생아 대사 스크리닝 검사의 원리와 대상 질환, 검사 결과 해석법, 그리고 검사 이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의료적 근거에 기반하여 자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개요: 신생아 스크리닝 결과 읽는 법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이란 무엇인가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inborn errors of metabolism)은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몸속의 대사 경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이로 인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등 주요 물질의 분해 또는 합성에 장애가 생기고, 그 결과 독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거나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져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페닐케톤뇨증(PKU)**이 있는데, 이는 단백질 속의 ‘페닐알라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되어 뇌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외에도 갈락토스혈증, 메틸말론산혈증,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MCAD 결핍증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으며, 대부분 생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부모님들이 이상을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질환들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에게 성장 지연, 신경 발달 장애, 간 기능 저하, 혼수,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생후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검사와 조치가 필요합니다.

 

신생아 스크리닝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신생아 대사 스크리닝 검사는 출생 후 48시간에서 7일 사이, 산후조리원이나 병원에서 발뒤꿈치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하여 진행합니다. 이 혈액은 특수 여과지(건조 혈점 카드)에 흡수시킨 후 전문 검사 기관으로 보내져 분석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전국의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30종 이상의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가 시행되고 있으며, 그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질환: 페닐케톤뇨증(PKU), 단풍당뇨병(MSUD), 호모시스틴뇨증 등
  • 유기산 대사 이상: 메틸말론산혈증(MMA), 프로피온산혈증 등
  • 지방산 산화 이상: MCAD 결핍증, VLCAD 결핍증 등
  • 호르몬 이상: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선천성 부신과다형성증 등
  • 기타 질환: 갈락토스혈증, G6PD 결핍증 등

검사 결과는 보통 1~2주 후에 보호자에게 전달되며, ‘정상’, ‘재검 권고’, ‘확진 검사 필요’ 등의 판정을 받게 됩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히 정밀 검사와 진단을 거쳐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정상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아이에게 이상 증상이 보인다면, 다시 한 번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결과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검사 결과지는 보통 ‘정상(Negative)’, ‘재검 권고(Borderline)’, ‘이상 소견/확진 검사 필요(Positive)’로 나뉘어 통보됩니다. 각각의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정상: 검사 항목들의 수치가 기준값 내에 있으며, 해당 질환에 대해 이상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간혹 위음성(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질병이 존재하는 경우)도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증상이나 발달 지연이 보이면 반드시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재검 권고: 수치가 경계 값에 해당되거나, 검사 조건(수유 전 검사 등)이 적절하지 않았을 경우 추가 검사를 권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이 정상으로 확인되지만, 간혹 질병이 진단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해진 시간 내에 재검을 받으셔야 합니다.
  • 이상 소견/확진 검사 필요: 특정 수치가 기준값을 명확히 벗어나 질병이 의심되는 경우로, 정밀한 유전자 검사, 추가 효소 분석,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확진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소아 유전대사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수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당황하실 수 있지만, ‘재검’이나 ‘이상’ 판정이 무조건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조기 발견이 오히려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치료는 아기의 미래를 바꿉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진단받으면 평생 병으로 살아야 하나요?" 하는 걱정을 하십니다. 그러나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은 조기 치료를 시작한다면 대부분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이 가능합니다.

  • 페닐케톤뇨증(PKU): 생후 2주 이내 진단 시, 저페닐알라닌 식이를 평생 유지하면 지능 저하 없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생후 1개월 전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시작하면 정상 지능 유지가 가능합니다.
  • 갈락토스혈증: 모유 및 유제품 섭취 중단으로 간부전, 뇌 손상, 패혈증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MCAD 결핍증: 금식을 피하고 고탄수화물 식이를 통해 치명적인 저혈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빠른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선천성 대사 질환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전환됩니다. 진단만큼 중요한 것은 ‘치료의 지속’이며, 정기적인 병원 방문과 식이조절, 약물 복용 등 부모님의 역할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 결론 요약 –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첫 번째 검사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생아 스크리닝 검사는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첫 번째 방어막이자, 부모님의 책임 있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검사 결과를 받고 불안하실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정밀 검사 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며, 설령 질환이 발견되더라도 빠르게 치료가 시작된다면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지는 반드시 전문의와 함께 해석하셔야 하며, 재검 또는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절대 미루지 말고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국가가 제공하는 신생아 스크리닝 제도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생명 지킴이입니다. 아이의 첫 건강검진인 만큼, 부모님의 세심한 관심과 빠른 대응이 더해질 때 그 진정한 가치가 실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