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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조산아의 장기 미성숙 관련 합병증 – 호흡, 소화기 등

조산아는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뜻하며, 전체 출생아의 약 7~10%를 차지한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신체 여러 장기의 미성숙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합병증이다. 출생 시점까지 폐, 심장, 소화기계, 뇌신경계 등 주요 기관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아, 자가 호흡이 어렵거나 음식물 소화와 흡수가 미흡하고, 감염에도 쉽게 노출된다. 특히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장기 미성숙 정도가 더 심해지며, 이에 따라 합병증 발생률도 급격히 증가한다.

조산아의 장기 미성숙 관련 합병증 – 호흡, 소화기 등

조산아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 중 하나는 호흡곤란증후군(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RDS)이다. 이는 폐포를 확장시키는 데 필요한 ‘계면활성제(surfactant)’가 부족해서 발생하는데, 이 물질은 대개 임신 34~35주 이후에 충분히 생성되기 시작한다. 계면활성제가 없으면 폐가 쉽게 무너지고, 산소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인공호흡기 및 외부에서 계면활성제를 투여하는 처치가 필요하며, 중증일 경우 기관지폐이형성증(BPD)이라는 만성 폐질환으로 이행되기도 한다. BPD는 출생 후 몇 달에서 수년간 산소치료가 지속되며, 성장 지연과 재입원의 원인이 된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소화기계의 미성숙으로 인한 괴사성 장염(Necrotizing Enterocolitis, NEC)이다. 이 질환은 미숙아의 장 점막이 혈류 부족, 세균 감염 등의 복합 원인으로 괴사되는 질환으로, 생후 1~3주 사이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초기에 복부 팽만, 혈변, 수유 거부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 빠르게 진행되며, 심한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하고, 사망률 또한 높다. 모유 수유가 NEC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생 직후 위장관의 발달 상태를 주의 깊게 평가하고 수유를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산아의 심혈관계 역시 미성숙하여 합병증이 잦다. 대표적인 예가 동맥관 개존증(Patent Ductus Arteriosus, PDA)이다. 태아의 혈액 순환 경로 중 하나인 동맥관은 출생 후 자가 호흡이 시작되면서 닫혀야 하지만, 미숙아에서는 동맥관이 열려 있는 상태로 남는 경우가 흔하다. 동맥관이 계속 열려 있으면 혈액이 폐로 과도하게 흘러가 심부전, 호흡곤란, 성장부진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약물로 닫히게 유도하거나, 필요한 경우 외과적 수술이 시행된다. 혈역학적으로 중요한 PDA는 조산아의 치료 경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는 점도 조산아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미숙아는 모체로부터 받는 면역글로불린 G(IgG)의 양이 매우 적으며, 피부와 점막 장벽도 약해 세균 침입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패혈증, 폐렴, 수막염 등의 감염성 질환이 생기기 쉽고,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빠르게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방적 항생제 사용, 무균적 처치,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며, 일부 병원에서는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적 면역글로불린 투여도 고려된다.

중추신경계 합병증 중에서는 뇌실내 출혈(Intraventricular Hemorrhage, IVH)과 미세백질연화증(Periventricular Leukomalacia, PVL)이 대표적이다. IVH는 뇌혈관이 약한 조산아에게서 생기며, 혈압 변화나 뇌압 증가로 인해 뇌실 내 출혈이 발생한다. 출혈 정도에 따라 경증은 흡수되어 회복되지만, 중증의 경우 뇌수종, 경련, 신경학적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PVL은 뇌의 백질 부위가 괴사되는 것으로, 이후 뇌성마비, 발달지연, 운동기능 저하 등을 남길 수 있다. 조산아의 신경계는 출생 후 몇 주간 급속히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 동안 철저한 감시와 조기 중재가 중요하다.

조산아는 신장 기능과 간 기능도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므로, 전해질 불균형이나 황달, 저혈당 등의 대사 이상이 쉽게 발생한다. 신장은 나트륨, 칼륨 등 전해질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수분 과잉이나 탈수에 취약하며, 간에서는 빌리루빈 대사 능력이 부족해 생리적 황달이 더 오래 지속되거나 병적 황달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신생아 황달 치료, 수액 조절, 영양공급 계획이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전담 의료진의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안구혈관 발달 미성숙으로 인한 미숙아 망막증(Retinopathy of Prematurity, ROP), 뼈의 무기질화가 부족하여 생기는 대사성 골질환, 체온조절 기능 미숙에 따른 저체온증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ROP는 심한 경우 망막 박리로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조산아는 생후 수주 내에 안과적 검사를 받아야 하며, 필요 시 레이저 치료나 항VEGF 주사 치료가 이루어진다.

결국 조산아는 단순히 작게 태어난 아기가 아니라, 전신 장기 기능이 미숙하여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고위험 신생아이다. 출생 직후부터 수개월 이상에 이르는 집중적인 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발달검사 및 재활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조산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나, 불가피하게 조산이 된 경우라도 신생아 집중치료팀의 전문적인 개입으로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조산아 부모는 아이의 발달과 건강 상태에 대해 꾸준히 교육받고, 의료진과 협력하여 안정적인 성장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