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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신생아 엉덩이 딤플, 그냥 둬도 될까? 척추 이상과의 연관성

신생아 엉덩이 딤플, 그냥 둬도 될까? 척추 이상과의 연관성

 

신생아의 엉덩이 위쪽, 즉 꼬리뼈 근처에 오목하게 들어간 작은 함몰 부위, 이른바 ‘딤플(dimple)’은 생후 초기 진찰 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자주 발견하게 되는 신체 소견 중 하나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기 엉덩이에 움푹 들어간 구멍이 있는 걸 처음 보게 되면 당황스럽고 걱정스러울 수 있다. 의료진으로부터 “천골부 딤플(sacral dimple)”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이것이 신경계 기형의 징후는 아닌지, 혹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지, 나아가 아이의 발달에 영향을 줄 수는 없는지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 딤플은 해부학적 정상변이에 해당하며, 특별한 검사나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문제는 드물게 척추 이상이나 신경계 기형, 특히 **척수 이분증(spina bifida occulta)**과 연관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의료진은 이를 정확하게 감별하고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딤플은 일반적으로 항문 위쪽 천골 부위의 피부가 움푹 들어간 형태로 나타난다. 전체 신생아 중 약 2~4%에서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구조이며, 그 자체만으로는 질환이라기보다 ‘신체적 특징’에 가깝다. 딤플은 크게 **정상형(benign)**과 **고위험형(atypical)**으로 구분되며, 이 차이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정상형 딤플은 항문에서 2.5cm 이하 상방에 위치하고, 깊이가 얕으며 넓이가 5mm 미만이고, 피부 위의 모발이나 색소침착, 진물 등의 이차 병변이 동반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척수나 신경계 이상과 무관하며, 별다른 검사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하다.

반면 고위험형 딤플은 항문에서 멀리 떨어진 위쪽(2.5cm 이상)에 위치하거나, 깊고 끝이 보이지 않으며, 모발(hair tuft), 피부 돌출, 지방종, 색소침착, 피부 태생종, 누공, 진물 등의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딤플은 척수 기형, 특히 잠재성 척수 이분증이나 **척수 유착증후군(tethered cord syndrome)**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척수가 비정상적으로 고정되거나 피부 가까이에 위치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성장하면서 신경이 점점 당겨지는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배뇨 장애, 하지 약화, 보행 이상, 척추측만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딤플이 발견되면 의료진은 위치, 크기, 깊이, 외형적 특징 등을 정밀하게 진찰하고, 필요한 경우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생후 4~5개월 이하의 영아에서는 **척추 초음파(spinal sonography)**가 1차 검사로 활용되며, 이는 비침습적이고 비교적 간편하게 척수의 말단 위치(종말총, conus medullaris)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초음파로 척수 말단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거나, 지방 조직, 낭종, 유착 등이 관찰될 경우, 보다 정밀한 검사인 척추 MRI가 필요하다. 생후 4~6개월이 지나면 척추뼈가 석회화되어 초음파로는 구조 파악이 어려워지고, 이 시기 이후에는 MRI가 주된 진단 도구로 사용된다. MRI를 통해 척수의 위치, 두께, 유착 여부, 종양이나 낭종의 동반 여부 등을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진단 결과가 정상이며 딤플이 고위험 소견이 없다면, 추가적인 치료는 필요 없고, 정기적인 성장 및 발달 관찰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만약 **척수 유착증후군(tethered cord syndrome)**으로 진단되면, 신경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tethered cord의 치료는 척수를 자유롭게 해주는 untethering 수술로,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수술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이미 진행된 신경 손상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 여부는 신경학적 증상의 유무와 영상 소견을 종합해 결정한다. 수술 이후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재유착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딤플이 있는 아기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몇 가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딤플이 항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거리 측정이 중요하며, 둘째, 딤플 주변에 털이 나 있거나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솟거나 색이 변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셋째, 딤플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는 경우, 또는 피부가 반복적으로 헐고 감염되는 경우는 단순한 함몰이 아니라 피부누공(sinus tract)이나 낭종의 증거일 수 있다. 넷째, 아기가 커가면서 양쪽 다리의 힘이 다르거나, 배뇨·배변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척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부 소아에서는 수년이 지난 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1회 검사로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기적인 발달 관찰은 계속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생아의 천골부 딤플은 대부분 무해하고 특별한 의미가 없는 정상적 구조이지만, 일부는 중추신경계 기형의 신호일 수 있다. 신중한 진찰과 필요한 경우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부모가 겉모습만 보고 안심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의료진의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과 조기 개입만 이뤄진다면, 대부분의 경우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으며, 드물게 수술이 필요하더라도 장기적인 예후는 매우 좋다. 딤플은 단순한 함몰이 아닌 ‘의학적으로 신호일 수 있는 표지’이므로, 부모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의료진과 협력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