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패혈증 – 초기 감지와 빠른 치료가 생명 좌우
신생아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상태로, 감염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감염이 바로 ‘신생아 패혈증’입니다. 패혈증은 세균, 바이러스, 혹은 곰팡이 등의 감염이 혈액으로 퍼지면서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빠른 조치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성인에서도 위험하지만, 신생아 특히 조산아나 저체중아에게는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일반적인 신생아의 모습과 구분하기 어려워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지만, 치료가 지연될 경우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생아 패혈증은 발생 시기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출생 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조기 발병 패혈증은 대부분 분만 중 산모에게 감염된 세균이 태아에게 전달되면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원인균은 **그룹 B 연쇄상구균(GBS)**과 **대장균(E. coli)**입니다. 산도에 존재하던 세균이 양수나 태반을 통해 전달되거나, 출산 도중 노출되면서 감염이 시작됩니다. 반면 생후 4일 이후에 발생하는 만기 발병 패혈증은 병원 환경이나 외부 접촉으로 인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산아, 인공호흡기 사용, 중심정맥관 삽입 등의 의료적 개입이 있는 아기들은 이 시기의 감염 위험이 높아집니다.
신생아 패혈증의 어려움은 그 증상이 매우 모호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고열보다는 오히려 저체온증이 더 흔히 나타나며, 수유 거부, 토함, 축 처진 모습, 피부색 변화, 호흡 불규칙, 빠른 심박수나 느린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무호흡이나 경련이 처음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초보 부모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피곤한 것 같다’, ‘우유를 덜 먹는다’는 식으로 여겨질 수 있어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미세한 변화라도 직감적으로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의료진의 즉각적인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패혈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는 혈액배양, 염증 지표 검사(CRP, Procalcitonin), 혈액 구성 검사, 소변 검사, 뇌척수액 검사(수막염 동반 확인용), 흉부 X-ray 등을 시행합니다. 균이 확인되기 전이라도 임상적으로 패혈증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기에는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감염균에 맞는 약제로 조정합니다. 치료는 대부분 정맥주사 형태로 이루어지며, 조산아나 미숙아는 수 주간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료 중에도 지속적인 활력 징후 모니터링과 전신 상태 확인이 필요하며, 호흡기나 심혈관 기능 저하 시 추가적인 집중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행이 빠른 신생아 패혈증은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산모가 임신 말기에 GBS 검사를 받고 양성일 경우, 분만 중 항생제를 투여해 아기에게 세균 전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기 발병 패혈증의 발생률을 크게 줄여주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또한 분만 직후 신생아의 위생 관리,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입원 중인 고위험 신생아(조산아, 수술 후 환아)는 병원 감염에 취약하므로 의료진의 손 위생과 기구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는 감기 증상이 있는 가족이나 방문자의 접촉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며, 산후조리원이나 병원 내에서도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외부인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방접종과의 연관성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신생아 패혈증의 직접적인 예방을 위한 백신은 현재 존재하지 않지만, 예방접종은 간접적으로 감염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예를 들어, 산모가 임신 중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백일해(Tdap) 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항체가 전달되어 출산 직후 감염으로부터 일시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백일해는 신생아가 감염될 경우 패혈증처럼 중증으로 악화되기 쉬운데, 산모 백신 접종은 아기의 초기 감염을 효과적으로 줄여줍니다. 또한 생후 접종이 가능한 B형간염,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도 감염성 질환을 줄여주며, 간접적으로 패혈증으로의 이행을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면역이 약한 조산아나 저체중아는 접종 시기와 방식이 조정될 수 있지만, 가급적 일정에 맞추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유익합니다.
신생아 패혈증은 빠르게 진행되고, 후유증이나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특히 부모가 아기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의료진이 선제적으로 치료에 나선다면 치명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한 예방접종, 감염 관리 수칙 준수, 병원과 가정 내 위생 관리 등은 예방에 큰 기여를 합니다. 패혈증은 ‘몰랐다’는 이유로 놓쳐서는 안 되는 질병입니다. 아기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부모와 의료진 모두 경계를 늦추지 않고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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