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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신생아 코막힘과 콧소리 – 비강 협착 vs 생리적 현상

신생아 코막힘과 콧소리 – 비강 협착 vs 생리적 현상

신생아의 콧소리와 코막힘, 흔하지만 불안한 증상

생후 며칠, 몇 주 안 된 신생아가 숨을 쉴 때 ‘킁킁’, ‘색색’, ‘쌕쌕’ 하는 소리를 낼 때가 있다. 이른바 콧소리 또는 코막힘 증상이다. 특히 조용한 밤, 아기가 잠들었거나 수유 중일 때 이런 소리가 더 두드러지게 들리면 부모는 불안해진다. “혹시 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숨 쉬기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생아의 코막힘과 콧소리는 대부분 생리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며,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특정 상황에서는 구조적 이상이나 질병을 의심해야 하므로 그 구분이 중요하다.

 

생리적 콧소리 – 코 점막이 아직 미성숙해서

신생아는 아직 비강이 매우 좁고, 점막은 민감하고 부드럽다.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점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공기의 흐름에 따라 점막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생후 1~2개월 사이 점차 호전된다. 특히 신생아는 입보다 코를 통한 호흡이 주된 방식이기 때문에, 조금만 점액이 많아져도 코막힘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 경우 아기는 숨소리가 다소 크고 거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이 양호하고 수유, 잠, 성장에 문제가 없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 속 건조 또는 분비물로 인한 일시적 막힘

건조한 실내 환경, 난방기 사용, 수분 섭취 부족 등은 신생아의 콧속 점막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그로 인해 콧물이 말라붙거나 딱지가 형성되어 공기 흐름을 막고 소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미세먼지, 꽃가루, 찬 공기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점막이 붓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해주거나, 습도 조절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다만 무리하게 면봉이나 기구로 코를 후비는 행동은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강 협착이나 선천적 구조 이상일 수도

신생아가 지속적으로 콧소리를 내거나 호흡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질 경우, 단순한 생리적 코막힘이 아니라 비강의 구조적인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비강 협착(choanal stenosis) 또는 후비공 폐쇄증(choanal atresia) 이 있다.

비강 협착은 비강의 통로가 선천적으로 좁아져 있는 상태로, 공기의 흐름이 제한되면서 호흡 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경증일 경우 양측 통로가 모두 통하긴 하지만 좁아져 있어서 신생아가 코로 숨을 쉴 때 ‘쌕쌕’ 소리나 콧소리가 반복적으로 나며, 코막힘처럼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생리적 콧소리와 혼동되기 쉬워 부모가 놓치기 쉽지만, 콧소리나 호흡곤란이 계속되고 생후 수주가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 진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다 심각한 형태는 **후비공 폐쇄증(choanal atresia)**이다. 이는 콧속 깊은 곳, 코와 목을 잇는 ‘후비공’(choana)이 완전히 막혀 있거나 막에 의해 폐쇄된 상태를 말한다. 전체 신생아 약 5,000~7,00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드문 선천적 기형으로, 일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나뉜다.

  • 일측성 후비공 폐쇄는 한쪽 비강만 막힌 경우로, 대개 경미한 콧소리, 약간의 코막힘 증상만 나타나며 생후 한참 지나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수유와 수면에 큰 지장이 없다면 비교적 늦게까지 발견되지 않기도 한다.
  • 양측성 후비공 폐쇄는 두 쪽 비강이 모두 막힌 상태로, 출생 직후부터 심한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신생아는 기본적으로 입을 다물고 코로 숨 쉬는 ‘의존적 비강 호흡자(obligate nasal breather)’이기 때문에, 후비공이 완전히 폐쇄되어 있으면 호흡 자체가 어렵다. 특히 수유 중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울 때만 일시적으로 호흡이 가능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 출생 직후 청색증(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함), 호흡정지, 무호흡 등의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속한 산소 공급 및 기관 유지 조치가 필요하다.

진단은 주로 신체 진찰과 영상검사로 이루어진다. 단순히 작은 카테터(흡인 튜브)를 콧속에 넣었을 때 깊숙이 들어가지 않으면 후비공 폐쇄를 의심할 수 있다. 확진을 위해서는 코안내 내시경, 비강 CT 촬영 등을 통해 폐쇄 부위를 확인하며, 필요 시 이비인후과나 소아외과 협진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는 병변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측성 폐쇄의 경우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양측성 폐쇄는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긴급하게 후비공을 개방하는 수술(예: 내시경적 후비공 천공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좁아진 통로가 다시 막히지 않도록 일정 기간 스텐트를 삽입하기도 하며, 이후 호흡 및 발달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외에도 드물지만, 비중격의 선천 기형, 코안 선천 낭종, 비강 내 폴립 등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코막힘이나 콧소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부 증상은 성장과 함께 좋아지기도 하지만, 비강 협착이나 후비공 폐쇄처럼 생후 즉시 호흡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이상은 신속한 진단과 개입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신생아의 콧소리가 오랜 시간 지속되고 생리적 코막힘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특히 호흡 곤란이나 수유 장애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또는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염이나 감기도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생후 수주에서 수개월 내 감기에 걸릴 경우 코막힘과 콧소리가 동반될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 비강 점막이 붓고 점액이 늘어나면서 코를 막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신생아에게는 드물지만, 환경적 자극(예: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등)에 예민한 경우 반복적으로 코가 막히거나 투명한 콧물이 흐르기도 한다. 감염에 의한 경우, 발열이나 기침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생아의 호흡 양상도 관찰하세요

신생아는 본래 호흡수가 빠르고 규칙적이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숨소리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생후 2개월 이하의 신생아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경우, 단순한 콧소리로만 넘기지 말고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 수유 중 자주 숨이 차거나 중단됨
  • 입을 다물었을 때 호흡이 매우 어려워 보임
  • 입술이나 손발 끝이 파래지는 청색증
  • 기침이나 재채기가 잦고 콧물이 많음
  • 1분에 60회 이상 빠른 호흡이 지속됨

대처 방법 –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콧소리만 들리고 아기가 잘 먹고, 잘 자고, 전반적으로 활력이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럴 경우엔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필요 시 생리식염수 코 세척으로도 충분히 호전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구조적 이상이나 호흡 곤란의 증상이 의심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반복적인 코막힘, 한쪽 코만 막히는 증상, 입을 다물면 숨쉬기 어려워하는 모습은 구조적 원인을 시사할 수 있다.

 

결론 – 대부분 생리적, 그러나 관찰은 필요

신생아의 코막힘과 콧소리는 대부분 생리적인 원인으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호흡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되었을 때에는 조기 진료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대응하면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고, 아기의 건강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신생아기의 모든 변화는 ‘발달 과정’일 수 있지만,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부모의 관찰이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