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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PDA(동맥관 개존증) – 심잡음의 원인일 수 있어요

PDA(동맥관 개존증) – 심잡음의 원인일 수 있어요

심잡음, 단순한 소리일까?

신생아나 영아가 병원 진찰 중 ‘심잡음이 들린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보호자들은 놀라고 걱정하게 됩니다. 심잡음은 심장 판막이나 혈류 흐름에 이상이 있을 때 들리는 비정상적인 소리로, 모든 심잡음이 심각한 병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특정 심잡음은 선천성 심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원인이 바로 **동맥관 개존증(PDA, Patent Ductus Arteriosus)**입니다.

동맥관이란 무엇인가요?

태아는 산소를 폐가 아닌 태반에서 받습니다. 그래서 폐를 지나가는 혈류를 우회하기 위한 구조가 필요하며, 이때 사용되는 통로가 ‘동맥관(ductus arteriosus)’입니다. 이 동맥관은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해 주며, 태아 시기에 꼭 필요한 순환 통로입니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면서 폐 호흡이 시작되고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 이 통로는 수축하여 자연스럽게 닫히게 됩니다. 보통 생후 24~72시간 안에 폐쇄되며, 2주 내에 기능적으로 완전히 닫히는 것이 정상입니다.

PDA는 왜 문제가 되나요?

동맥관이 닫히지 않고 열린 상태로 유지되면, 대동맥에서 폐동맥으로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역류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폐 혈관으로 지나치게 많은 혈류가 유입되고, 폐 울혈이나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으며, 심장 역시 과부하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단순한 심잡음으로만 나타날 수 있지만, 상태가 진행되면 수유 중 피로, 호흡곤란, 체중 증가 저하, 발한, 잦은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숙아의 경우 동맥관이 닫히지 않는 비율이 높으며,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미숙아에서 더 흔한 이유

미숙아는 출생 후에도 동맥관 폐쇄에 관여하는 생리적 메커니즘이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동맥관은 출생 직후의 산소 농도 증가와 프로스타글란딘 감소에 반응하여 닫히지만, 미숙아는 이러한 생리적 변화에 대한 반응이 느리거나 불충분하기 때문에 PDA가 지속되기 쉽습니다. 1,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에서는 약 30~60%에서 증상 있는 PDA가 발견됩니다. 이 경우 폐동맥으로 지나치게 많은 혈류가 유입되면 호흡기 지지나 산소 치료가 더 필요하고, 폐출혈·만성폐질환 위험도 증가하게 됩니다.

청진에서 들리는 심잡음

의사는 일반적으로 진찰 시 청진기로 심장음을 확인합니다. PDA가 있는 아기에서는 지속적인 기계음 같은 심잡음이 좌측 상부 흉부에서 잘 들리는데, 이 잡음은 대동맥에서 폐동맥으로 지속적으로 혈액이 흐르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PDA가 작거나 압력 차가 적을 경우 잡음이 들리지 않을 수 있어, 청진만으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심장 초음파(Echocardiography)**입니다. 이 검사는 아기의 가슴 부위에 탐촉자를 대고 초음파로 심장의 구조와 혈류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방사선 노출 없이도 PDA의 크기, 혈류 방향, 폐혈류량, 심장에 주는 부담 등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숙아의 경우, 병원 내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자주 시행되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 흉부 X선, 심전도 등도 보조적으로 활용되지만, 핵심은 초음파입니다.

 

치료는 언제 어떻게 하나요?

PDA(동맥관 개존증)의 치료 시점과 방법은 아기의 출생 주수, 체중, PDA의 크기와 혈류량, 증상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결정됩니다. 단순히 청진상 심잡음만 있고 아기가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PDA가 작고 혈류 역류량이 적은 경우에는 기다리며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인 초기 접근입니다. 생후 수 주~수개월 안에 PDA가 자연스럽게 닫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 폐로 흐르는 혈류가 많아져 호흡이 빠르고 얕은 경우
  • 젖을 먹고 금세 지치거나 수유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
  • 체중이 제대로 늘지 않거나 잦은 폐렴이 생기는 경우
  • 심장 초음파상 좌우 심장 부담(좌우심실 비대, 폐혈류 증가 등)이 나타나는 경우
  • 미숙아에서 산소 요구량이 계속 높거나, 기계호흡기를 장기간 필요로 하는 경우

이럴 때는 약물 치료, 중재적 시술, 또는 수술적 치료 중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합니다. 보통 생후 수일 이내의 미숙아에서는 약물 치료가 가장 먼저 고려되며, 효과가 없거나 PDA 크기가 매우 큰 경우 중재시술이나 수술이 뒤따릅니다.

중재 시술과 수술적 치료

약물 치료: 프로스타글란딘 억제제

가장 먼저 선택되는 치료는 약물 치료입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인도메타신(indomethacin) 또는 **이부프로펜(ibuprofen)**이 있으며, 이들은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억제하여 동맥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주로 **미숙아(Premature infants)**에서 생후 초기(1~7일)에 사용하며, 정맥으로 투여합니다. 일반적으로 1~3회 투여하며, 이후 초음파로 반응 여부를 평가합니다. 약물이 효과적이라면 동맥관이 자연스럽게 닫힙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신장 기능 저하, 위장관 출혈, 혈소판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장 상태, 혈액검사 수치, 소변량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파라세타몰(paracetamol)**을 대체 약물로 사용하는 연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재 시술: 카테터를 이용한 폐쇄술

약물치료가 실패하거나, 생후 수개월 이후에도 PDA가 닫히지 않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심장 카테터를 이용한 중재 시술(Transcatheter device closure)**이 고려됩니다. 이 방법은 다리의 대퇴정맥이나 대퇴동맥을 통해 아주 얇은 관(카테터)을 삽입한 뒤, 심장까지 도달하여 PDA 부위에 폐쇄 기구를 장착하는 시술입니다.

폐쇄 기구로는 코일(coil) 또는 **Amplatzer duct occluder (ADO)**라는 특수 장치가 사용됩니다. 기구는 동맥관을 꽉 막아 혈류가 더 이상 흐르지 못하도록 고정되며, 시술 후 몇 주 내에 내벽 조직으로 덮여져 완전히 안정화됩니다.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거나 마취 시간이 짧고, 흉부 절개 없이 시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만삭아나 영유아, 유아기 아동에게 널리 시행됩니다. 회복도 빠르고 흉터도 남지 않아 선호도가 높은 치료법입니다.

수술적 치료: 직접 결찰 및 클립 봉합

중재 시술이 불가능하거나, PDA가 너무 크고 비정형적인 형태를 띤 경우, 또는 기구 삽입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외과적 수술(PDA ligation)**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가슴을 열고, 폐동맥과 대동맥 사이의 동맥관을 실로 묶거나(결찰), 특수 금속 클립을 이용해 막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출생 직후 매우 작은 미숙아, 또는 기계 환기 상태에서 PDA가 폐쇄되지 않아 심폐 부담이 극심한 경우, 혹은 약물치료 금기가 있는 아기들에게 수술이 시행됩니다. 과거에는 수술이 주요 치료 방법이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만삭아나 일정 체중 이상의 영아에서는 중재적 시술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예후는 좋은 편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PDA는 완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재시술 후 기구가 잘 안착되면 재발 위험도 거의 없고, 장기적으로도 심장 기능이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시술 후 일정 기간은 심장 초음파를 통해 기구 위치, 혈류 흐름, 합병증 여부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술적 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예후는 좋은 편이지만, 회복까지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예후와 부모의 역할

PDA는 조기 진단과 치료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특히 미숙아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의료진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중재로 건강한 성장과 발달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아이의 호흡, 먹는 양, 체중 증가 여부 등을 꼼꼼히 관찰하고, 주기적인 소아과 진찰을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심잡음이 있다는 말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진단과 경과 관찰은 반드시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