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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모유 황달 vs 간 기능 이상 – 구별 기준은?

신생아 황달은 생후 첫 주 이내에 많은 신생아에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대체로 생리적 현상으로 간주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병적 상태를 시사할 수 있어 부모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생후 1주 이후에도 황달이 지속될 때, 가장 흔히 혼동되는 두 가지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모유 황달’과 ‘간 기능 이상’입니다. 두 질환 모두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혈청 빌리루빈 수치가 상승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원인과 예후, 치료 방향이 뚜렷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상태의 정의, 원인, 감별 기준, 진단 및 치료 방침까지 공신력 있는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모유 황달(breast milk jaundice)’은 건강한 신생아의 약 2~15%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현상입니다. 생후 5~7일경부터 빌리루빈 수치가 다시 상승하거나, 생리적 황달보다 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 생후 2주에서 3주 사이에 최고치에 도달하고, 이후 서서히 호전되어 3~12주 안에 정상화됩니다. 모유 황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일부 모유 성분(예: β-glucuronidase, pregnane-3α,20β-diol 등)이 간에서 빌리루빈을 배출하는 과정을 억제하거나, 장내에서 이미 배설된 빌리루빈이 다시 흡수되는 장간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을 증가시켜 빌리루빈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요한 점은, 모유 황달은 신생아가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체중 증가나 수유 상태, 활력징후 등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대체로 양성 경과를 보이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모유 수유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반면 ‘간 기능 이상으로 인한 황달’은 단순한 모유 황달과는 전혀 다른 병적 상태입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신생아 간염(neonatal hepatitis), 담도 폐쇄증(biliary atresia), 대사 질환(예: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갈락토스혈증, 티로신혈증), 유전성 간 효소 결핍, 감염성 간염(예: CMV, HSV)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 질환은 생후 수일 내에 시작되는 황달보다는, 생후 2주 이후에도 황달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간 기능 이상에서는 직접 빌리루빈(direct/conjugated bilirubin)의 비정상적 증가가 동반됩니다. 이 경우 황달 외에도 소변이 진해지거나(담즙 성분 배출), 대변이 백색 또는 회색(담즙 배설 감소), 간비대, 체중 증가 불량, 간수치(AST/ALT) 상승, 혈액응고장애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모유 황달과 간 기능 이상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액 검사를 포함한 진단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지표는 ‘총 빌리루빈(Total bilirubin)’과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의 비율입니다. 생후 2주 이상 황달이 지속되면서, 직접 빌리루빈이 전체의 20% 이상이거나 1.0 mg/dL 이상일 경우 병적 황달(특히 간담도계 이상)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므로 정밀 평가가 요구됩니다. 반면 모유 황달의 경우, 직접 빌리루빈은 대부분 정상이거나 비정상적 증가가 없으며, 간 기능 검사상 간 효소도 정상 범위에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복부 초음파, 간생검, 감염 검사, 유전자 검사, 대사 검사 등을 통해 감별진단이 이루어지며, 특히 담도 폐쇄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수술(카사이 수술)이 필요합니다.

치료 방침도 각기 다릅니다. 모유 황달은 대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하며,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치료 임계치를 넘지 않으면 광선치료(phototherapy)조차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모유 수유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분유로 전환했을 때 황달 수치가 빠르게 떨어진다면 모유 황달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모유 수유의 이점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은 수유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권장됩니다. 반면 간 기능 이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반드시 원인을 명확히 밝힌 뒤, 원인 질환에 맞춘 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일부 대사 질환이나 감염성 간염은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필수입니다.

결론적으로, 생후 수일~수주까지 지속되는 신생아 황달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 기간, 빌리루빈 종류와 수치, 동반 증상 등을 바탕으로 모유 황달인지, 아니면 간 기능 이상에 의한 병적 황달인지 명확히 감별해야 합니다. 부모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후 2주 이후에도 황달이 사라지지 않거나, 대변색이 창백하거나, 수유량이 줄고 활력이 저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직접 빌리루빈 상승이 동반된 경우에는 절대 지연 없이 원인 감별을 시작해야 하며, 담도 폐쇄증과 같은 수술적 개입이 필요한 질환은 생후 60일 이전 수술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유 황달은 대부분 건강한 아기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불필요하게 수유를 중단하거나 과도하게 걱정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안심하고 수유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6. 모유 황달 vs 간 기능 이상 – 구별 기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