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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질병

영유아 이물 삼킴 – 단추형 배터리, 자석, 생선가시 등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은 세상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한 시기입니다. 손에 잡히는 물건을 입에 넣어 확인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부이지만, 이로 인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단추형 배터리, 자석, 생선가시, 동전, 플라스틱 부품, 장난감 조각 등 작은 이물질을 삼키는 사고는 영유아 응급실 내원 이유 중 상당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중에서도 특정 이물은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소화관 손상, 천공, 화학적 화상,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삼킨 이물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아이가 동전을 삼켰을 때처럼, 특별한 증상 없이 위장관을 따라 자연스럽게 배출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 이물은 배출되기 전 장시간 소화관에 머물거나, 구조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물의 종류, 크기, 위치, 시간 경과를 고려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단추형 배터리(button battery)**나 **고자력 자석(high-powered magnet)**은 소아 이물 삼킴 중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단추형 배터리는 장난감, 리모컨, 시계, 체온계 등 다양한 가전 제품에 흔히 사용되며,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쉽게 삼킬 수 있습니다. 이 배터리가 식도나 위장에 머무르면 금속 접촉면을 따라 전류가 발생하면서 주변 점막에 화학적 화상을 입히고, 빠른 시간 내 조직 괴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식도 내 체류 시간이 2시간만 넘어도 천공 및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대동맥이나 기관, 식도 사이로 괴사가 진행되면 식도-기관루, 식도-대혈관루 같은 치명적인 구조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급성 출혈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배터리를 삼켰을 가능성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즉시 응급실로 이송해야 합니다.

자석 또한 단순한 금속 물체와 달리, 다수의 자석을 삼키는 경우 장기 내 서로 끌어당기며 장벽 사이를 압박해 괴사와 천공을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장-장 루(fistula), 복막염 등 심각한 상태가 초래될 수 있으며, 위장관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2개 이상의 고자력 자석을 삼켰거나 자석과 금속을 함께 삼킨 경우는 응급 수술이 필요한 고위험 상황으로 간주됩니다.

이 외에도 생선가시나 플라스틱 조각처럼 날카로운 이물은 인두, 식도 또는 장을 찌르거나 박혀 출혈과 감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생선가시의 경우 구강 내에 걸려있다면 의사가 제거할 수 있지만, 이미 삼켜져 식도로 내려간 경우에는 내시경적 제거가 필요할 수 있으며, 방치 시 궤양, 농양, 장 천공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동전이나 작은 장난감 부품처럼 비교적 무해한 이물은 자연 배출이 가능한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주의 깊은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삼킴 사고 이후 가장 흔한 증상은 구토, 침 흘림, 연하 곤란, 흉통, 복통, 기침, 숨 가쁨 등입니다. 특히 식도에 이물이 걸렸을 경우에는 음식물을 삼킬 때 아파하거나 자꾸 침을 뱉는 등 명확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무증상으로 발견되어 부모가 삼킨 장면을 목격하지 못한 경우 진단이 지연되기 쉽습니다. 때문에 소아가 갑자기 이유 없이 울고 보챈다거나, 평소와 다른 식사 거부, 침 흘림, 열 등을 보일 때는 이물 삼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삼킴 사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단순 흉부-복부 방사선 촬영(X-ray)**을 시행합니다. 다만 플라스틱이나 나무 조각, 알루미늄 포일 등은 X-ray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 삼킴 당시 정황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고위험 이물이거나 장내에 정체되어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 또는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며, 이 경우에는 소아 소화기 내과나 소아외과의 협진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배터리나 자석은 신속한 판단과 조치가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 경과와 삼킨 개수, 이물 종류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가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영유아 이물 삼킴 – 단추형 배터리, 자석, 생선가시 등

이물 삼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 내 위험 요소 제거입니다. 단추형 배터리가 들어있는 전자기기의 뚜껑을 테이프 등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자석이 포함된 장난감은 3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생선 섭취 시에는 아이에게 가시 제거된 부위를 제공하고, 조리 전 생선을 완전히 손질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전, 액세서리 부속품, 레고 블록, 건전지 등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6세 미만 유아의 장난감은 반드시 연령에 맞는 제품인지 확인 후 제공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영유아의 이물 삼킴 사고는 흔하지만 때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단추형 배터리와 자석은 즉시 대응이 필요한 이물로, 보호자의 빠른 판단과 병원 이송이 아이의 생명과 장기 건강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중에 대변으로 나올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이물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됩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세심한 환경 관리와 반복 교육이 중요하며, 응급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에 관련 정보를 숙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